아재 셋의 페루 여행기 6편 -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Aguas Calientes)

아구아스 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에 대해서는 뭐라고 적어야 할까요. 이곳은 스페인어로 “뜨거운 물”이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온천이 나오는 작은 마을입니다. 그렇다고 여기는 온천으로 유명하지는 않습니다. 온천보다는 당연히 마추픽추의 등정 기지(?)로서의 역할로 유명한 곳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여행기를 잠깐 적어보는 것은 마추픽추를 가기 위해서는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서 하룻밤을 자지 않을 수 없는 지리적 특성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페루 여행에서 하룻밤 자고 지나가는 특색 없는 여행지 같은 곳은 드물었는데요. 이곳은 정말로 여행자들로만 만들어진 타운 같습니다.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 대한 농담 중의 하나는 이곳이 페루에서 단위 면적당 피자집이 제일 많은 동네라고 합니다.

어쩌다 아재들도 이 피자를 피하지 못하고 먹어 보았는데요. Wood-fired pizza가 항상 맛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곳에서 톡톡히 배웠습니다. 그런데 이 피자를 먹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곳에 피잣집이 많은 이유가 이런 것 같았습니다. 우선, 페루에서는 피자가 외국 음식이니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피자는 외국에서 여행 온 여행객들에게는 친숙한 음식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피자는 만들기 쉬운 음식입니다. 여기에 그냥 비싼 가격을 받기는 무엇하니 이곳의 피자집들은 나무로 불을 때는 wood-fired brick oven을 적당히 모양새로 갖추고 있었습니다. 여행객 대상 장사라는 게 그렇게 하는 것이더군요. 헐헐.

그래도 아구아스 칼리엔테스는 기차역 근처는 나름대로 운치가 있는 곳입니다. 우루밤바(Urubamba) 강이 가로질러가고 있구요. 기찻길 옆으로 모텔과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경사가 가파르기는 하지만 걸어서 모든 장소를 왔다갔다 할 수 있겠구요. 마추픽추행 버스가 출발하는 정류소는 조금만 돌아다녀 보시면 쉽게 발견할 수 있겠습니다.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기차역 주변의 사진은 제가 찍은 것이 없어서 펌사진으로 대체해 봅니다.

Peru rail Railroad Railroad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의 대표격 이미지입니다. 기찻길을 중심으로 저렇게 사람과 건물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곳은 페루 사람들보다 여행객들이 확연히 많습니다.

Uphill

기찻길 근처를 벗어나면 가파른 골목과 그 주위로 상가 건물이 늘어서 있습니다. 길의 경사가 사진보다 많이 가파릅니다. 아재들은 호스텔을 구하다 보니 어떻게 조금 높은 곳에 예약을 하게 되었는데요. 바퀴 달린 트렁크를 끌고 다니는게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드디어, 마추픽추를 오르기 전날

일단 이곳에 저녁 즈음 도착한 아재들은 호스텔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좁은 골목을 배회하며 지리를 익힌 아재들은 내일 마추픽추를 올라가는 버스표 석장을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것으로서 간단하게 마추픽추 등정의 준비는 모두 다 끝난 셈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믿어지지 않는 상황이 드디어 닥치게 된 것입니다. 마추픽추를 내일 아침이면 정말로 구경을 해야(!) 하는 겁니다. 무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마추픽추를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마추픽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신지요? 본 아재는 사실 마추픽추에 대해서는 별다른 환상 같은 것이 없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면서도 마추픽추보다는 쿠스코부터 확연히 느낌이 오기 시작한 잉카의 문명, 문화가 좋아지기 시작했고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의 어쩌면 번잡한 베이스캠프(?)의 모습을 보면서 그냥 쿠스코로 돌아가는 것이 더 볼 게 많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쩌면, 본 아재는 그냥 다른 아재들과 관광객들이 다들 마추픽추를 가니까 그들을 따라 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꽃보다 청춘 TV 프로그램을 여행 사전 학습 자료로 시청하면서도 화면에 나오는 마추픽추의 경이로움은 감성이 풍부한 아티스트 출연자들의 과장된 표현도 섞여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 의심이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 와서는 도리어 증폭되었습니다. 저기 산 위에 마추픽추가 있다고 하는데 아무리 고개를 들어봐도 그럴만한 대규모의 유적이 있을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버스를 타고 30분이라니 여기서도 한참 높은 곳에 있구나 산술적인 짐작만 했을 뿐 본 아재에게 마추픽추 등정의 전날 밤은 오히려 별 것 아닌 것을 보러 여기까지 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심만 커졌던 시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뭔가 이런 뒤숭숭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본 아재는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의 마을 광장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여행객들이 많이 찍어 가는 “마추픽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조형물이 되겠습니다. 손을 들고 여러분들을 환영하고 있는 분은 마지막 잉카 제국의 황제이셨다고 합니다.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의 표정이 밝아 보였습니다.

Aguas Calientes Aguas Calientes Aguas Calientes Aguas Calientes

그나저나 마추픽추는 새벽에 일어나서 일출 전에 올라가야 좋은 경치를 볼 수 있다고 하기에 오늘 밤은 내일 새벽 기상을 위해 일찍 자야 했습니다. 고산지대이니까 혹시 추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적당한 방수 점퍼와 간단한 준비물들을 챙겨놓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과연 아재들은 내일 마추픽추에서 무엇을 보고 내려오게 될까요. 그러고 보니 여기까지 오는 길도 쉽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그 와중에 오늘도 빠짐없이 쿠스께냐 맥주 한병에 숙면을 취하고 있는 다른 아재들을 보면서 본 아재 역시 내일을 위한 취침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