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셋의 페루 여행기 1편 - 페루 여행 소개

페루 여행기 연재를 시작하면서

여행이라는 것이 원래 그러한 속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고 싶은 목적지가 있어서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여행을 먼저 가서 그곳을 알고 추억을 만들게 되는 것이 여행이 주는 진정한 기쁨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페루는 이러한 “그곳”을 방문해서 알게되는 즐거움들이 많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재들 셋이 역시 페루라는 곳, 특히 마추픽추라는 곳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 것도 모른 채 페루 여행을 갔습니다.

솔직히 마추픽추는 그렇게 매력적(?)인 여행 장소는 아니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고산 지대에 위치한 고대 유적, 물론 그 규모와 고대 문명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대규모 석조 건축 기술은 분명 여행객에게는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요소겠지요. 하지만 그 유적을 보기 위해서 무려 등정에만 3일이 걸리는 마추픽추를 굳이 가 볼 필요가 있을까요? 차라리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오히려 이태리의 로마시대 유적을 보는 것이 훨씬 좋은 구경을 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이 마추픽추라는 곳은 뭐랄까 참으로 영험한(?) 기운이 서려 있는 곳입니다. 뭐랄까 한국식 표현으로는 터가 좋다고나 할까요. 우선, 마추픽추는 산세가 험준하면서도 빼어나게 좋은 안데스 산맥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마추픽추를 둘러싸고 있는 봉우리들이 기본적으로 해발 2000미터가 넘는 준봉(峻峯)들입니다. 산세가 좋고 풍경이 마치 커다란 산수화를 실제로 보는 느낌입니다. 이러한 봉우리에 둘러싸인 마추픽추는 흡사 이들 봉우리들에게 보호받고 있는, 축복받은 땅이라고나 할까요.

이러한 땅 위에 마추픽추가 건설되어 있습니다. 커다란 돌로 만들어진 이 유적은 이 축복받은 땅 위에 그에 걸맞는 신전을 건설해 놓았다는 느낌입니다. 마추픽추 건설에 쓰인 돌덩이의 규모는 실로 놀랍습니다. 현대의 기계화된 건축 기술로도 마추픽추 건설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물리적인 규모의 놀라움을 제쳐 놓더라도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이 오래된 유적은 현대에도 여전히 생동감 있게 다가 옵니다. 제 여행 경험으로는, 이것이 마추픽추가 주는 뭐랄까 보이지 않는 위대함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또 그러한 위대함을 직접 체험하면서 경외감을 느끼는 것이 우리 여행객들이 접하게 되는 마추픽추의 축복이 아닌가 싶습니다.

페루 여행: 마추픽추에 이르는 과정

페루 여행의 매력은 이런 마추픽추를 보러 가는 과정에 페루의 여러가지 모습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교통 접근성이 좋지 않은 마추픽추를 가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혹은 돈!)이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페루 여행에서는 이 과정에서 특이한 경험을 많이 하게 됩니다. 우선, 태평양에 접한 항구도시 수도 리마(Lima)에서는 지금 현대의 페루 문화를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추피추를 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거 잉카 제국의 수도 쿠스코(Cusco)만 들러도 고대 잉카 문화와 과거 스페인 식민지의 영향이 어떻게 섞였는지를 (blending) 체험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쿠스코는 해발 3500미터에 위치한 고산 도시로 자연 환경에서도 항구도시 리마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 와중에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경험하게 되는 고산병조차도 뭐랄까 이곳에서는 의미가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페루에는 또 쿠스코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 쿠스코와 리마 중간 즈음에 있는 와카치나(Huacachina)는 사막 한 가운데 위치한 오아시스가 되겠습니다. 무려 남미 대륙의 유일한 오아시스인데요. 묘하게도, 이곳은 책에서 전설로 들어왔던 오아시스의 역할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와카치나는 리마에서 쿠스코로 가는 중간 지점에 위치한 까닭에 마추피추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여정을 잠깐 풀고 쉬어가기가 참 좋습니다. 게다가, 항구도시 리마와는 완전히 다른 사막이라는 자연환경이 여행객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안겨줍니다.

와카치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나스카(Nazca) 유적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네. 어릴 때 잡지에서 보던, 바로 그 외계인 문명의 흔적일지로 모른다는 거대한 그림들 맞습니다. 이 지상에 그려진 그림들은 그 크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고 봐야 모양을 직접 볼 수 있겠습니다.

쿠스코에서 마추픽추로 가는 길에도 잉카 문명의 흔적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올란타이탐보(Ollantaytambo)에서도 마추픽추만큼 크지는 않지만 고대 잉카 문명때 지어진 건축물 — 아마도 이것 역시 신전(神殿)이지 싶습니다 — 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쿠스코에서 마추픽추까지 가는 길은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같은 얘기의 반복이지만, 안데스 산맥의 빼어난 산세는 어딜 가나 페루 여행객들의 마음에 감동을 안겨줍니다.

또한, 페루 사람들과의 만남 역시 기억에 남는 경험입니다. 전체적으로 페루 사람들 역시 인심이 좋습니다. 낯선 여행객 아재들은 조그만 호텔에서 카운터를 보는 아가씨들에게부터 이미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말이 잘 안통하는 이곳에서 편하게 택시를 예약하고, 여행 프로그램을 소개받고, 다음 여행지 호텔을 예약하는 이런 일들을 이분들 덕분에 참으로 편하게 해결했지요. 상점에서 물건 파는 분들과 이런저런 잡담을 나눈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택시 기사 아저씨들도 참 친절하셨는데요. 오히려 제가 고마와서 팁을 얹어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얘기를 적다 보니까 이런저런 생각이 계속 떠오릅니다. 일단은 백문도 불여일견이니 맛보기 사진으로 여러분들의 궁금증을 간단히라도 채워 보겠습니다.

쿠스코 (Cusco)

쿠스코의 다운타운 중앙 광장인 Plaza de Armas에 세워져 있는 성당 건물입니다.

쿠스코는 야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밤에 산책을 하다 몇 장 찍어 봤습니다.

와카치나(Huacachina) 오아시스, 사막

일단 파노라마 사진부터 갑니다.

남미 유일의 오아시스인 와카치나(Huacachina)의 전경입니다. 작지만 아름다운 타운입니다.

사막에서 버기카(Buggy car) 투어를 하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콜롬비아에서 오신 미녀들께서 찬조출연 해 주셨습니다.

사막은 해가 질 때 모습이 시시각각으로 달라집니다. 해 질 즈음에 찍어본 사진입니다.

마추픽추 (Machu Picchu)

마추픽추 파노라마 사진입니다.

마추픽추의 입구입니다. 생각보다 입구는 작고 초라한(?) 느낌입니다만 내부는 그렇지 않습니다.

소위 달력 샷이라고 불리는 마추픽추 전경입니다.

좀 더 가까이에서는 이렇게 보입니다.

마추픽추 내부입니다.

잉카 문명이 거석을 쌓는 방법입니다. 돌 하나하나의 규모도 어마어마합니다만 저 돌을 어떻게 아귀가 딱딱 맞도록 깎아서 결합시켰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옆 산봉우리에서 마추픽추를 바라본 전경입니다. 왼쪽 지그재그로 보이는 것이 마추픽추로 올라가는 버스가 다니는 도로가 되겠습니다.

페루 여행기 구성

이번 아재셋의 페루 여행기 구성은 여행의 경로, 감상을 적는 것 뿐만 아니라 페루 여행을 어떻게 가면 되는지 여행 정보 가이드 내용도 포함할 생각입니다. 페루라는 곳이 워낙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고, 또 가더라도 낯선 남미 문화권이니 실제적인 정보가 포함된 가이드 포스팅이 유용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이번 페루 여행기는 써놓았던 글 재고(?)를 가져다 포스팅했던 콜롬비아 여행기와는 달리 제가 직접 쓰면서 연재해야 하는 까닭에 포스팅 간의 간격이 많이 길어질 것 같습니다. 이 점 여러분들의 양해를 미리 구하는 바입니다.

참고: tvN 방영 “꽃보다 청춘” — 페루 편

아마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페루 여행기로는 tvN에서 예전에 방영했던 “꽃보다 청춘” 페루 편을 적극 추천하는 바입니다. 아재들의 경우, “꽃보다 청춘”을 페루 여행을 준비하면서 교재로 활용했는데요. 페루 여행을 갔다 온 지금 다시 보아도 잘 만들어진 여행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희열, 이적, 윤상 세 청춘(!)이 모여서 낯선 페루 여행을 하며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을 잘 기록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