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셋의 콜롬비아 여행기 1편: 프롤로그
아재 셋의 콜롬비아 여행기 1편: 프롤로그
들어가면서
콜롬비아라는 나라는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한 나라입니다. 우선 콜롬비아가 속한 중남미라는 환경이 한국인들에 낯설고 한국인들이 제 2 외국어로 스페인어를 배우는 경우는 드물다는 현실이 중남미를 더욱 낯설게 합니다. 게다가 중남미는 거리도 멀어서 항공권 가격도 비쌉니다. 또한, 범죄와 마약 카르텔의 나라 콜롬비아라는 과거의 악명은 콜롬비아를 여행 희망지 리스트에서 제외하기에 딱 좋은 이유가 될 겁니다. 말하자면 한국 여행객들에게는 가격대 성능비가 제대로 나오기 힘들어 보이는 여행지가 콜롬비아이고 넓게 보면 중남미가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들은 이제는 이런 과거의 악명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물론, 지역에 따라서는 위험한 곳도 많습니다만 대부분의 관광지가 그렇듯이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안전합니다. 그리고, 중남미는 전체적으로 지역 토착의 문화와 식민지 시절 전래된 스페인 문화가 결합된 독특한 모습을 자랑합니다. 표준화가 잘 되어 있는 북미와는 달리 중남미는 국가마다 다른 정부 형태와 사회구조, 인종의 다양성, 각기 다른 자국 통화 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언어를 전체적으로 스페인어를 쓰는 것을 제외하고는 나라마다 볼 거리가 모두 다른 셈이지요.
게다가, 안데스 산맥으로 대표되는 중남미의 소위 신생대 제 3기 지형은 험준한 산세에 걸맞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여줍니다. 이런 지리적 특성 때문에 도시간 자동차 여행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가 많지만 중남미는 전체적으로 물가가 저렴하고 노동력이 풍부한 까닭에 국내선 항공권 가격이 저렴하고 버스비 역시 아주 저렴합니다. 따라서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저렴한 버스를, 그렇지 않으면 항공기를 이용해서 이런 지리적 특성에 대처하기가 용이합니다. 비행기를 타든 버스를 타든 창밖으로 펼쳐지는 장엄한 풍경에 감탄하면서 말이지요.
콜롬비아는 이런 중남미에서 남아메리카 대륙의 북쪽에 위치한, 카리브해 연안을 북으로 태평양을 서쪽으로 접하고 있는 인구 4800만명의 국가입니다. 수도는 보고타(Bogotá)이며 메데진(Medellín), 카르타헤냐(Cartagena)와 같은 도시가 유명합니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콜롬비아는 커피의 생산으로 유명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왜 콜롬비아에 가게 되었나?
저와 아재들이 콜롬비아에 가게 된 이유는 우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저희들도 콜롬비아에 대해서 뭘 알았겠습니까. 그저 커피나 많이 나고 범죄 많고 마약왕의 고향이고 그 정도나 생각하고 있었지요.
이러던 아재들이 콜롬비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페루 여행을 하면서 콜롬비아 사람과 콜롬비아를 여행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부터였습니다. 마침 페루의 마추픽추를 구경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마추피추에서 잉카 트레일(Inca trail)로 이어지는 산길을 올라가다 잠시 쉬면서 우리는 우연히 미국 텍사스에서 왔다는 남자 여행객을 하나 만났었습니다. 이 친구는 중남미쪽 여행 경험이 많았는데 페루 마추피추가 좋아서 벌써 두번째 왔다고 그러더군요. 그러다 얘기가 남미 여행 다녀보니 너는 어디가 제일 좋더냐?로 흘러갔는데 이 친구, 갑자기 우리는 듣도 보도 못한 콜롬비아가 최고였다 그런 얘기를 하는 겁니다.
어라? 콜롬비아? 이유가 뭔데? 당연히 질문을 했더니 이 친구 왈, 콜롬비아가 자기가 여행한 곳 중에서 가장 사람들이 친절하고 순수했다고 합니다. 그런 콜롬비아 사람들과의 추억 때문에 콜롬비아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되었다는군요. 그 때 이 친구의 아련했던 표정이 왠지 모르게 우리들에게 콜롬비아라는 나라에 대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페루에서 마추픽추를 구경한 다음 우리는 나스카 평원을 가기 위해 리마에서 자동차를 타고 중간 기착지(?)인 와카치나(Huacachina) 오아시스에 도착했었습니다. 와카치나에서는 사막용 버스 격인 버기카(Buggy car)를 타고 사막 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마침 우리는 운좋게도 석양이 지는 시간에 맞추어 와카치나에 도착, 십여명 정도의 다른 여행객들과 함께 버기카를 같이 타고 바로 사막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콜롬비아에서 온 여행객들을 만나게 된 것이지요.
처음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단순히 오오 아가씨들이 너무 미인인 겁니다. 그래서 아재들 두근거리는 마음에 어디에서 왔느냐 물어보니 콜롬비아에서 왔다고 그러네요. 중남미쪽 국가들이 미스 유니버스 배출 경력이 빵빵하다는 것, 아저씨 셋이서 몰랐을 리가 없었지만 설마 했는데 일반인도 이렇게 미인일 수 있는 것인가. 그것도 여자들 일행 셋이 다. 한마디로 감탄을 금할 수 없었지요.
그런데 콜롬비아 여행 계획의 단초는 이들 울트라 수퍼 섹시 콜롬비아 아가씨들이 아닌 이들과 같이 일행이었던 콜롬비아 청년한테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친구는 다행히 영어가 제법 되는 편이었는데 콜롬비아가 여행하기 참 좋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무척 친절하고 아름다운 곳들이 많다는데 이 친구가 얘기를 하는 모습이 아주 진지하면서도 순수한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친구와 같이 온 콜롬비아 아가씨들, 보통 예쁘고 섹시한 여자분들은 다가가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그렇지가 않았어요. 운전사 아저씨와도 자연스럽게 얘기를 잘 나누고 우리들과도 안되는 영어지만 조금씩 의사소통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전해지는 겁니다.
아아 콜롬비아 사람들이 친절하고 순수하다는 그 텍사스 친구의 말은 사실(!)이었던 것입니다. 물론 통계학적으로 이 샘플 수, 신뢰도를 확보하기에는 너무 적긴 합니다. 하지만 저정도 미모의 아가씨들과 이렇게 순수한 청년이 사는 나라라면 한번쯤 사람 구경하러 저런 나라에 가보는 것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그 날 우리 아재 셋 머리 속에 박히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여행객의 하루는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 아쉬운 짧은 사막 여행을 뒤로 하고 우리는 다음날 나스카를 들른 후 리마를 거쳐 페루 여행을 마무리 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 생겼습니다. 집에 와서 콜롬비아에 관심이 생긴 이 아재들, 콜롬비아 키워드로 구글 검색을 해 보니까 충격적인 검색 결과가 뜨는 겁니다.
- 중남미에서 최고 미인들이 모여 사는 곳. 콜롬비아.
- 최악의 범죄 도시에서 안전한 관광지로 완벽히 탈바꿈한 도시. 콜롬비아의 메데진
- 과거 해상 교통의 요지. 유네스코가 지정한 아름다운 항구도시. 콜롬비아의 카르타헤냐
여기에 KBS 여행 다큐멘터리 중에서 카르타헤냐 편을 참고로 시청했는데 이 다큐멘터리 중에 나오는 미인 아가씨/아줌마들은 모두 콜롬비아 메데진 출신인 겁니다. 과연 메데진은 미인들의 도시인가? 아재들,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아재들 셋, 이번에는 콜롬비아에 가서 이것이 진짜로 그런지 두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T_T 이리하여 아재들 셋의 콜롬비아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